'캐리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3.06.08 캐리어의 추억(1995~6년경)
  2. 2023.04.29 해외여행할 때 짐 잘 싸는 법

동네에 처음 PC방이 생긴 것은 95~96년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도서관 인터넷 열람실 죽돌이였던 저는 PC방의 환경에 비교적 쉽게 녹아들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스타크래프트를 접하게 되었는데…저보다 2주 먼저 배운 같은 반 녀석이 가르쳐주겠다며 한판 하자더군요.

저는 프로토스, 상대는 테란이었습니다. 1:1용 섬맵에서 자원이 다 떨어질 때 까지(...) 채취를 하던 중, 공격이 들어오더군요. 열심히 막았습니다만, 처음 해보는 사람이 뭘 알겠습니까. 저는 괴멸 직전의 상황에서 녀석이 병력을 물리고 돌아가자 질문했습니다.

「수송선 같은 거 이 게임에 있냐?」
「응」
「뭔데?」
「알아서 찾아봐.」

 …나 오늘 처음인데…

 그 인간의 심성을 잘 알고 있었기에 저는 눈을 다시 모니터로 돌렸습니다.
 유닛을 순서대로 뽑아서 실험해보려고 했는데 모아둔 자원이 달랑달랑한 상태더군요. 이미 미네랄과 가스는 바닥난 상태.
그래서 저는 모든 생산 건물을 돌아보며 수송선으로 짐작되는 물건을 찾았습니다.
스카우트…절대 아닐테고, 아비터? 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때 눈에 팍 들어온 캐리어!

이놈이다! 이름도 캐리어잖아! 뭔가를 옮길 거라고! 한대를 뽑는데 시간이 무진장 오래 걸리는 걸 봐도 뭔가 보여줄 것이 분명해! 나왔다! 저 커다란 동체를 봐, 드라군도 태우겠다!

…어, 안되네.

 하지만 전 캐리어가 수송선일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미네랄도 40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선택도 없었죠.
저는 캐리어에 문제가 있는지 다시 한번 메뉴를 살펴봤습니다.
인터셉터…가로챈다고?

이거야!


캐리어에서 인터셉터가 내려와서 프로브를 싣고 가는거야!

결국 며칠 뒤 게임잡지에 적힌 설명을 보고서야 셔틀이 수송선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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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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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잘 싸는 법에 대한 이야기.  
2011년에 플로리다로 연주여행 가기 직전에 짐 정리하면서 썼던 글을 2023년에 다시 정리해봤습니다.

여행시 어떤 물건을 싸야 하는지는 가는 곳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니 디테일보다는 기본을 살펴봅시다.

첫째, 캐리어 구입  
여행에서 정말 중요한 게 짐 넣고 다닐 가방이죠. 한때 해외여행 나갈 때 배낭 하나 매고 나가는 게 로망이던 시절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 배낭 하나에 들어갈 짐만 가지고 해외로 나가면 준비물이 너무 적기 때문에 여차하면 단박에 거지꼴 됩니다. 넉넉한 용량의 가방이 있어야 여행도 넉넉한 마음으로 갈 수 있습니다. 캐리어 가방을 고를 때는 사람마다 천으로 만든게(소프트케이스) 좋다, 아니다 딱딱한게(하드케이스) 좋다 말이 다른데 서로 일장일단이 있으니 한쪽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생산되는 것이겠죠? 제가 생각해본 각각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하드케이스  
- 심한 충격과 가방을 칼로 째고 훔치려드는 도둑으로부터 안전하게 내용물을 지킬 수 있다.  
- 두 개 이상을 쌓았을 때 아래 짐이 눌리지 않는다  
  소프트케이스 
- 보통 확장용 지퍼가 달려 있어 크기에 비해 많은 내용물을 넣을 수 있다.  
- 하드케이스에 비해 가벼워서 화물 수속시 추가요금을 낼 걱정이 적다.  
- 여행지에서 살짝 찢어지더라도 수선이 비교적 쉽다.  
  
단점  
하드케이스  
- 한번 케이스 깨지면 답이 없다.  
- 무겁다  
- 케이스 자체 두께 때문에 크기에 비해 넣을 수 있는 양이 적다.  
소프트케이스  
- 칼로 찢을 수 있다.  
- 운반 중 내용물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향이 다르므로 둘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금에 여유가 있으시다면 샘소나이트 등에서 폴리카보네이트 등 신소재를 적용한 비싸고 좋은 캐리어를 사시면 가볍고 튼튼한 가방으로 안전하고 편하게 여행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어떤 종류의 캐리어든지 바퀴가 좋은 걸 사야 한다는 겁니다. 가급적 바퀴가 4개 이상 달려서 기울이지 않아도 슬슬 밀면 되는 것이 여행 중 피로를 덜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것 또한 비싸고 좋은 가방 사시면 해결됩니다. 청계5가쪽 가방상가 가서 국산품 현찰박치기로 사는 것도 괜찮은 옵션.
  
둘째, 준비목록 작성  
  
간단한 표를 작성합니다. 가방 별로 넣은 물건의 목록을 작성하는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 큰 짐, 예를 들어 기내 반입용 작은 짐, 항상 휴대할 옆가방 세 종류의 공간이 있다면 어디에 무엇을 넣었는지 쓰는 겁니다. 혹은 여행 일자를 쓰고 각 날짜마다 사용할 짐을 어디에 뒀는지 기록할 수도 있겠죠. 작성 방법은 취향껏 하되 꼼꼼하게만 하세요. 목록표는 잘 가지고 있다가 한 장소에서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마다 빠진 것이 없는지 체크할 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셋째, 효율적인 짐 싸기   
  
옷은 여러벌 가져가면 입는 데야 좋겠지만, 가져갈 수록 짐이 무거워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평소에 즐겨 입는 패턴을 생각하고 상하의 한 세트를 기준으로 옷을 챙기면 좋습니다. 액체류(세면도구, 향수 - 기내 액체반입이 안되니 화물칸으로 가야 하는 물건)는 캐리어 안에서 뚜껑이 열리거나 해서 짐을 다 버릴 수 있으니 테이프나 지퍼백을 사용해 봉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목록이 다 작성됐다면 준비물을 겹치지 않게 모두 여러분이 평소에 사용하는 침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침대가 없는 집은 담요, 모포를 깔거나 대충 비슷한 크기를 기준으로 잡고 보면 됩니다. 만약 쫙 깔아놓은 물건이 침대나 모포 크기를 벗어난다면 여러분은 짐싸기 초보입니다. 만약 그대로 다 가져갔다간 고생문이 열립니다. 줄이세요. 줄이고 줄여야 합니다. 캐리어에 빈 공간이 없으면 나중에 기념품 사서 어디다 넣게요? 무게 초과되면 그 돈 만만치 않습니다. 부피와 무게 두 쪽에 다 신경을 써야 합니다.
짐을 넣을 때는 먼저 구겨지거나 깨질 염려가 없는 물건을 먼저 넣어야 합니다. 작은 담요, 바지 등이 좋겠군요. 그 다음 책 등 무거운 물건들을 넣습니다. 혹시나 손상이 염려되면 군데군데 수건을 넣어줍니다. 다른 것과 닿지 않게 보존해야 하는 물건들은 무조건 지퍼백. 지퍼백은 여행의 필수아이템입니다. 얇은 옷들도 가급적 지퍼백에 넣고 신발도 지퍼백, 액체류도 지퍼백, 지퍼백, 지퍼백…다 싸고 나서도 지퍼백 몇개는 여분으로 넣어주는 것이 센스. 만약 현지에서 세탁을 못하게 되었을 때에도 지퍼백으로 입고 난 옷들을 분류해 주면 되거든요. 더운 지역에서 아무렇게나 가방에 구겨넣었다간 나중에 가방에서 썩은내가 날 거에요.

넷째, 보조 아이템

어지간하면 짐은 적게 가져갈수록 좋습니다만 부피와 무게가 얼마 안 되면서도 쓸모있는 물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지퍼백은 정말 쓸 데가 많습니다. 저는 한 5~6개는 돌돌 말아 가져가는 편입니다. 그리고 가끔 숙소에 수건이 없을 때를 대비해 일반 수건보다 부피가 작고 빨리 마르는 스포츠타올 하나 정도 넣어두는 게 좋죠. 그 외에는 얇고 가벼운 룸슬리퍼가 있다면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티슈를 필수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지만 저는 부피 문제 때문에 여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극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큰 짐 무게 재기  
  
항공사별, 국가별로 수하물(수화물 아님) 무게 제한이 있습니다. 이를 초과하게 되면 공포스러운 추가요금을 내야 합니다. 가방을 다 쌌다면 무게를 재 봅시다. 대부분 집에 체중계가 있을테니 짐을 들고 체중계 위에 살포시 올라갔다가 몸무게를 빼면 되겠죠? 자신이 여행해야 하는 국가와 항공사의 수하물 규정을 살펴보고 최소한 2~3Kg, 가능하다면 5Kg정도의 여유를 만들어 둡시다. 그래야 여행가서 기념품으로 무거운 물건(책, 조각상, 금괴?)을 사도 걱정이 없고 당장 공항으로 갈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갈 수 있게 됩니다.

짐 싸기 예시 - 9박 10일 여름 홀로 미국여행

여름이므로 두꺼운 옷이 필요 없죠. 우산은 필요할 수도? 덥더라도 현지에서 비바람이 많이 불 수 있고 또 주머니에 뭐라도 넣을 수 있으니 자켓을 하나 입습니다. 비행기 탈 때 청바지는 답답해서 면바지를 입습니다.

<가방1> 큰짐:위탁수하물 1개 - 최대 23kg
- 갈아입을 옷 상하의X3, 수면바지, 양말X3켤레, 속옷 상하의X3, 헤어왁스와 스프레이, 추가 지퍼백, 수영복, 주머니칼

<가방2> 등에 매는 가방. 저는 노매틱 트래블백 20L 크기를 보통 씁니다.
위생용품, 물티슈, 속옷 상하의, 반바지와 티셔츠 하나, 다이어리, 아이패드, 필기구, 중요물품(여권, 지갑, 전화 등), 접는 우산, 슬리퍼, 스포츠타올
1번 갈아입을 옷가지를 넣는 이유는 혹시나 큰 짐이 항공사 실수로 도착하지 않을 경우 짐 없이 하루를 보내야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방3> 크로스백. A4용지 2~300장 정도 들어갈 만한 가방
위생용품, 선크림, 이어폰, 상비약, 여분의 마스크, 충전케이블, 안경집 등

Posted by 박강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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